지난 2014년 5월 3일~5일은 내가 살아있으면서 꼭 해봐야할 일들 중 한가지를 이룬날이다.
나랑 까루의 결혼기념일겸,
엄마 생신겸 떠난 제주도.
황금연휴탓에 비행기표를 못구해 겨우겨우 배를 타고 제주로 향했지만 나에겐 평생 잊지못할 여행이되었다.
중학교때였나보다.
밤낮으로 고생만하다 어느날 입술이 부르튼 엄마를 바라보며
'내가 얼른커서 돈 많이 벌어서 엄마 좋은데 델쿠가야지!' 이렇게 생각하곤
십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그 마음을 잊어본적이 없다.
비록 돈 많이 버는 아들이 되진 못했지만(아직까진..^^;) 그래도 넉넉하진 않아도
마음만은 풍족했던 이번 여행의 이야기를 적어볼까 한다.
3일 토요일 새벽 두시에 우리는 목포로 향한다.
빌어먹을 황금연휴탓에 비행기표는 전혀 시도도 못해봤고
간신히, 아주 간신히 아침 일찍 목포항에서 제주로 출발하는 배표를 구했다.
꿈에 그리던, 내 반쪽과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떠나는 여행이라 그런가
밤을 꼴딱새고 목포로 달렸음에도 피곤한 기운이 전혀없다.
목포항에서 출발한 시스타크루즈호는 국내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우리가족을 반기는듯 날씨도 아주 화창하고 좋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걱정이 컸던것도 사실이지만,
이내 엄마와 아빠는 소풍가는 학생처럼 활짝웃으시며 기분을 만끽하신다.
배에서 짧은 잠을 자곤 갑판위로 올라 바깥풍경을 보니 가슴이 뻥 뚤린다.
저 멀리 세월호 사고의 아픈 흔적들이 보이면서 숙연해지기도 했다.
억지로 웃는것과 마음속에서 우러러 나오는 웃음에는 큰 차이가 있는것이 확실하다.
엄마, 아빠가 활짝 웃을때마다, 그동안 못해드려 쌓여있던 내 가슴속 응어리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
말로 꺼내는 것 조차 가슴아픈 세월호 참사는 이후 많은것을 변화시켰다.
당연히 선박의 안전점검은 1순위가 되어 지난번엔 보지도 못했던 구명조끼를 입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지금 생각해도, 앞으로도 젊은 학생들의 사고는 정말 가슴이 찢어질듯한 슬픔과 고통일것이다.
제주에 도착해 고기국수 거리에서 허기를 채우고 숙소로 향하던 중 들린 제주 다희연 녹차공원.
온통 세상이 초록이가 되어 버린 다희연 녹차공원은
그 동안 삶의 어려움을 담아두었던 엄마의 눈망울을 조금은 정화시켜줬을거다.
끝내주게 아름다운 다희연 녹차공원.
그리고 끝내주게 아름다운 엄마와 아빠.
정말 보기좋다...ㅠ
덩달아 우리도 한 컷!
다희연 녹차공원에는 카트를 대여해 공원전체를 둘러볼수가있다.
중턱에 올라서면 아주아주 오래되어보이는 나무가있다.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
녹차밭을 둘러보고 내려와 동굴카페로 가는 길.
맑은 눈으로 정화 후 마시는 녹차의 맛은 일품이다.
새벽부터 시작된 일정과 설레는 맘때문에 한숨도 못잔탓에 조금씩 피곤해지기 시작했고
저녁이 되면서 우리는 숙소로 이동한다.
우리 숙소는 제주도 구좌읍 평대리에 위치한 '공간이 사람을 바꾼다' 라는 조용하고 깔끔한 팬션형 게스트하우스이다.
'공사바'라고 줄여부르는곳이고,
말이 팬션형 게스트하우스지, 막상 가서 보면 일반 팬션보다도 더 끝내주게 아름다운곳이다.
공사바에 대한 내용은 따로 포스팅 하기로 하자! :D
어쨋든 공사바에 도착해 짐을 풀고 미리 동문시장에서 구입한 흙돼지와 닭새우를 비롯해
여러 제주 음식들로 저녁 파티를 했다. 너무 행복하고 좋다. 여기가 천국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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