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자의반 타의반으로 떠나게 된 제주도.
주된 목적은 작년여름 제주에 있는 현장업무 때문에 가져다 둔 회사차를 가져오기 위함이고
이를 핑계로 내 반쪽 까루와 함께 바람도 쐴겸, 생각도 정리할겸.. 겸사겸사 제주로 떠난다.
가까운 청주공항을 이용해 이스타항공 제주행 발권.
봄방학 마지막주 주말이라 그런가 사람도 많고 표구하는게 만만치않았다.
따지고 보면 일본다녀온 뱅기표값이랑 얼추 비슷하다. 물론 일본 뱅기는 프로모션이었지만.
어둑해질무렵 제주국제공항 도착.. 따뜻하다.
주차장에서 먼저 기다리고 계셨던 현서고모부님을 만나 차를 받고 어디를가야하나, 고민을 한다.
무작정 떠난 여행이었기에 숙박도, 목적지도 없는 그런 스케쥴이었다.
배고프니까 맛있는거 먹자.
만만한곳은 중문 아니면 서귀포다. 어차피 제주야 뭐 한시간이면 어디든 갈 수있으니 가고보자.
중문리조트쪽에 위치한 어부와 농부라는 횟집을 찾았다.
흙돼지와 회 사이에서 엄청난 고민을 한다.
'고기는 맨날 먹으니까 회나먹자' 라고 막 스스로를 설득하며 횟집으로 들어간다.
따지고보면 고기도 맨날 먹는거 아닌데...
십년만에 비싼 횟집에 들어서니 가격이 후덜덜하다.
그래도 오늘은 정말 맛있는거 먹어보자. 오랜만에 둘만의 여행인데!
를 외치며 과감하게 셀렉.
"스키다시를 시켰더니 모듬회가 덤으로 나오네요."
제주에 오면 한라산을 먹여야 한단다. 한잔 두잔 먹다보니 어느세 꿈나라로..
아침에 일어나 배고프다 타령하며 또 식당을 찾는다.
서귀포항 근처에 위치한 거부 한정식에서 아침을 먹기로 결정.
이뿌니 까루는 어딜가나 사진찍기 바쁘시다.
아침식사를 끝내고 가까운 중문으로 이동했다.
비가와서 구질구질. 어딜가나 나는 비를 몰고다닌다.
그래도 좋다.
그리고 이사진이 그냥 맘에든다.(눈감고 있는거 귀여운척 '절대' 아니다.)
마땅히 계획하고 온 여행이 아니라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 처지가 되었다.
어딜갈까...
생각없이 찾은곳은 한라산 1100고지.
요기까지는 차로 이동이가능하다.
한라산 중턱을 넘어서면서부터 아직 녹지않은 눈과 안개로 고생을 좀 했지만
함께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어마어마하다. 멋지다.
내려오는길에 직거래 장터에 들러 요즘 제철이라는 천혜향과 레드향을 샀다.
가족들 한박스씩.. 정작 우리가 먹을건 사지 못했다.
늦은오후가 되면서 배를타러가기전에 배부터 체우자며 찾은 고기국수거리.
고기육수로 만들어낸 국수다. 제주명물!
입맛에 따라 다르지만 고기와 면을 좋아하는 나에겐 그냥 촥촥 감기는 그런맛..
일본에서 먹었던 돼지육수라면보다 쪼금 약한 맛.
이제 집에가는길이자 마지막 여정인 제주항으로 이동한다.
차량선적이 가능한 제주-목포 시스타크루즈호를 이용하기로했다.
2만5천톤급이라는데 정말 크기가 후덜덜, 대박 크다!!
공항과 비교하면 허접하기 짝이없지만 항구 터미널로써 나름데로의 매력을 갖고있는 제주항 여객터미널.
뭔가 막 피난가야할것같고.. 뭐 그런느낌이다.
국내 최대 크루즈선답게 규모와 시설이 어마어마하다.
노래방,오락실,커피숍,베이커리,레스토랑 등등 시간가는줄 모르게 즐길수있는것들이 많다.
시스타 크루즈호의 일반실은 다다미 형식으로 여러명이 좌석이 없는 한방을 이용하는 형태이다.
휴식이 필요했고, 또 둘만의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우리는 일인실을 이용하기로했다.
일인실은 간이침대와 TV, 세면대까지 구비되어 있어 가격대비 효율성이 아주좋다.
제주에서 목포까지 시스타크루즈선을 이용하면 약 4시간 30분이 걸린다.
멀리 보이는 목포대교를 보며 이제 거의 다왔구나... 하고 짐을 주섬주섬 챙긴다.
목포항에 내려 집까지 다이렉트로 4시간을 운전했다.
아주 꽉찬 1박2일의 여정이었다.
피곤했지만 마음은 편하다.
먼 바다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도 좀 정리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아주 오랜만에 까루랑 둘만의 시간을 보낸듯하다.
맨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내 욕심이 앞서
정작 까루와 둘이 보낸시간은 많치 않은것같다.
변해야지.
그리고 잘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집에 무사히 도착한다.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사람들과 떠난 제주도 여행 첫째날. (0) | 2014.07.09 |
---|---|
결혼 1주년, 둘만의 부산여행을 다녀오다 (0) | 2014.06.29 |
오사카여행 셋째날,마지막날! 쇼핑천국 오사카 도톤보리. (0) | 2014.02.22 |
오사카여행 둘째날, 오사카는 식도락 여행이 진리! (0) | 2014.02.22 |
오사카여행 첫째날, JR선타고 삼만리. (0) | 2014.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