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2일 햇볕이 쨍쨍했떤 여름날,
나는 이날 기나긴 대학생활에서 해방되었다.
조용했던 대학생활이었지만 유난히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던 8년.
이십대의 거의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나의 대학생활은 길고 지루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1년간의 재수를 통해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 입학하게 되었고,
학과 대표로 시작한 나의 학교생활은 차츰 아웃사이더의 경계에 서서 위태롭게 학교생활을 이어나갔다.
힘들게 입학했던것 처럼
졸업 또한 상당히 힘들게 졸업하게 되었다.
아차하면 8년을 다니고도 졸업을 못햇을뻔했던, 엄청 스릴있던 졸업이었다.
(사실 무척이나 힘들게 꾸역꾸역 졸업한거다.)
중간에 여러번 학교를 포기할뻔했다.
그럴때마다 어떤 교수는,
대학교 졸업장은 사회에서 평생따라다닌다는 말로
나를 설득했다.
그리고
오로지 나만 바라보시던 엄마를 생각하면 학교를 포기할 수 없었다.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했던,
삶에서 고된일든은 모두 못배움에서 온다고 생각하셨던 엄마는
내가 어렷을적부터 지금까지,
다른건 못해도 공부만큼은 가르친다며 앞만보고 살아오셨다.
등록금이 없었을때 엄마는 투잡 쓰리잡으로 등록금을 만들어 오셨고,
점심 사먹으라며 내주시던 용돈들을 받아들때면
엄마는 정말 한없이 강하고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졸업장을 받고 엄마 머리에 학사모를 씌워드렸다.
엄마는 관절염으로 다리를 절룩거리셨고 허리가 아프다.
머리는 하얗게 변했고, 주름살이 정말 많이 늘었다.
그동안 생각했던 강하고 대단한 엄마의 모습 뒤엔 한없이 약한 여자의 모습이 있었다.
엄마의 고생이 이 학사모로 끝나면 안될거라는걸 누구보다 잘 안다.
아들의 졸업장이 자랑스러워 여기저기 자랑하시는걸 보면
좋으면서도,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
반드시 그 고생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할께요.
사랑합니다.
나의 대학교 졸업식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입학할때와 다르게
졸업할때가 되니 인생의 동반자인 까루가 옆에 있었고, 까루 뱃속엔 양튼이가 있었다.
대학교 3학년때였나,
기숙사 신청도 못하고 잠 잘곳이 여의치 않았을때
까루는 내 잠자리를 위해 일을 그만두고 짐을 싸들고 서울로 이사를 왔다.
돈 없는 학생인 나를 위해 차비를 내어주었고
아침을 해주었다.
옷이 없을땐 옷을 사주었고,
고기가 먹고 싶을땐 고기를 사주었다.
보잘것 없는 나를 이렇게까지 보살펴 주다니.. 천사가 내려온줄 알았다.
그때 나는 꼭 이 여자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결심은 이루어 졌고, 우린 행복하게도 뱃속의 아기와 함께 졸업식을 맞이하게 되었다.
......
......
기나긴 대학생활이 끝났다.(진짜 졸라 길었다.)
솔직히 다른감정보다는 후련한 감정이 제일 먼저다.
좋다!!
내 학위와 학사모는 내가 만든게 아니라
엄마의 무한한 사랑과 까루의 믿음이 만들어 낸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일도 더 열심히 살아야한다.
아주 가끔씩 그리울거다,
굿바이 HUFS, 한국외국어 대학교!!!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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